이제야 깨달음
억지로 인간관계를
이어나가는 것이 힘들어서
내가 선을 그어 놓으면
정말 딱 거기까지만 사이더라
조금 더 다가와 줬으면 하고
바라는 것 또한 내 욕심이더라
결국 남아 상처받는 사람도.
아파하는 것도 나였다
-10년 후 나를 만드는 생각의 깊이
-채근담 / 홍자성
반평생 인생 이제야 깨달음.
무조건은 없다는 것을 이제야 반평생이 지나서야 깨우치고 느끼고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안 되는
내가 먼저인 것을
내가 행복해야 하는 것을
내가 편해야 하는 것을
머리로는 알고 있는데 가슴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나의 몸은
상처받는 게 익숙하고 아파하는 것도 익숙하고 눈물 흘리는 것도 익숙했다 여태껏
가족이어서 희생했고 부모여서 헌신했고 남편이어서 대우해 주었다
나에게 돌아오는 건 아무것도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해왔던 것에 고마움은 당연함으로 배어 있었고
그들을 위해서 해왔던 건 그들에겐 잘하니까 힘세니까 빠르니까 잘하니까 그런 인정이었다
나도 쉬고 싶고 안 하고 싶고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하면서 살고 싶다
나도 사람인지라 나도 여자인지라 내 멋대로 하고 싶었다
필요에 의해서 필요해서 살살거리는 모습을 보면서도 알면서도 나는 해주었다
그들이 행복해하고 편해하니까 그러나 그 뒤에 좋아서 해왔던 것들이 이제는
이제는 남편을 만난 이후로 깨닫게 되었다 식모살이
그러나 그런 얘기 듣고 나서는 너한테도 식모살이였다
요즘 세상은 착하면 바보라는데 정말 바보같이 살아온걸 이제야 깨닫다니 반평생을 넘게 살았는데
이제야 깨닫다니 어이가 없었다 나 자신에게
그래도.. 그래도 하면서 나를 포기하고 그들을 위해서 해온 것이 잘못되었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은데
왜 이리 서럽고 서운하고 참 이기적인 사람들이구나 하는 원망도 생기면서
이젠 대면하기가 싫어지는 걸까
지친 걸까 질문이 아닌 지쳤다 나는 이미 치셨다
그래서 이젠 누구의 위로도 감사하지 않고 누구의 안부도 고맙지가 않고
사람에 대한 마음이 와닿지가 않는다
이제는 가족이 아닌 나와 함께 보낼 나의 남편과 둘만 행복하게 살아야 되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동안의 남편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고 나의 생각을 고집해 왔고 내가 경험을 하고 느껴야지만
나에게도 변화가 오기에 오랜 시간 동안 기다려준 남편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느낀다
제발 그래도 조금만 이기적인 생각을 버리고 조금만 당신을 위해 애쓰는 나를 좀 생각해 주길
바라는 것도 하지 말아야 하는데도 그래도 힘들었지? 고생했어.. 애썼어 라는
말 한마디 건네주길 기도해 본다
이젠 안 해도 상처받은 마음에 또 상처가 돌까 싶겠지만은
그래도 그래도 좀 변화되길 바란다